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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안녕하세요” 놀이

매일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돈을 쓰면 쉽긴 하지만 그것도 한정된 경험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뭔가 정신적으로 행동 패턴에 새로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그래서 어제 등산을 갔다가 "안녕하세요?" 놀이를 했다.

 

이 놀이는 작년 불안이 심할 때 나의 상담 선생님께서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하라는 미션을 주셨을 때, 한 놀이였다. 어디 가서 사람을 붙잡고 말할 용기는 없고, 예전에 엄마와 등산을 다닐 때면 지나가는 분들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나서 했었다. 처음엔 너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온갖 생각을 다 했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인사를 안 받아주면 무안할 텐데... 그런데 싹 무시하고 인사를 시작했다. 정말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고 인사를 잘 받아 주는 사람도 있고 재밌게 댓구해주는 사람 등등 다양했다. 인사를 하다 보니 점점 자신감도 조금씩 붙었다. 나중엔 받아주면 좋고 안 받아줘도 그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어 번 하다가 관두고 또 등산만 다녔다.

 

이번엔 남매탑에서 내려 오는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 해본 경험이 있어선지 덜 두려웠다.  그런데 대체로 사람들이 인사를 잘 받아줘 신기했다. 작년엔 코로나가 더 심할 때라 아무래도 경계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제 사람들이 마스크도 덜 쓰고 가을 단풍철의 풍요로운 마음에선지 몰라도 느긋했다. "안~녕~하~~~세요 ~" 자기도 모르게 노래 부르듯 인사하는 사람, 힘들게 오르던 중에 내가 인사하자 반가웠는지 "고마워요 ~"라고 하기도 하고, 한 아가씨는 내 인사에 스치는 듯싶었는데 헥헥 거리며 '남매탑이 얼마 남았냐'라고 묻는데 그 모습이 귀여웠다. '좋은 하루 보내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렇게 말로 인상에 남는 사람들은 대개 연령대가 있는 여성이 많다. 반면 커플이나 젊은 남자들은 인사를 크게 신나게 한다. 몇몇 아저씨들의 경우 "네 ~"하고 당연하게 받고 가기도 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 재밌다. 

 

나의 경우는 특수하다.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과의 교류가 없어 이런 경험을 애써 만든다. 그런데 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 인사가 방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인사를 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데 약간의 친밀함이 든다. 그리고 이상한 자신감도 생긴다. 이렇게 낯선 사람들에게 말도 붙일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애!

 

하지만 잠깐이다. 잠깐 자신감 붙었다가 이내 식는다. 그래도 짧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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