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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등산 빨리 오르기

나는 등산을 항상 느릿느릿 여유롭게 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한번 빨리 올라가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일단 계룡산의 천정탐방코스의 큰 배재까지가 목표였다. 물론 전문 등산꾼들에 비하면 내 속도는 새발의 피겠지만 나로선 꽤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돌리며 올라가는 재미를 느꼈다. 다만 막바지에 다다르자 체력이 떨어져 가고 있었다. 그때 앞에 가던 중년 부부가 속도를 높여 오르고 있었다. 그분들을 따라 한참을 가다가 그분들이 쉬는 틈을 타 앞질러갔다. 그렇게 한 번도 추월당하지 않고 큰 배재에 도착했다.

내 생에 이렇게 숨차게 산을 탄 적은 처음이었다. 헥헥 거리고 있는데 어떤 산악회 아저씨가 "파이팅!" 하면서 지나갔다. 보통 1시간은 넘게 걸리는 거리를 40분 만에 당도했다. 이 모든 게 정신력인가? 나도 놀라웠다. 정신없이 오르니 잡념도 떠오르지 않아 좋았다. 쉬면서 '내 삶도 이게 가능할까?' 이딴 생각이 스며들었다.

일어나 남매탑을 향해가는데 내 뒤에서 누군가 무섭게 쫓아오고 있었다. '아... 나의 추월 의식은 여기서 끝이 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늦췄다. 나보다 어린 사람일 줄 알았는데, 반바지 차림에 무거운 등산배낭을 멘 아저씨가 엄청난 속도로 나를 앞질러 가버렸다. 그러고 나니 갑자기 체력이 뚝 떨어져 겨우 남매탑까지 올랐다.

역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오르는 건 무리였다. 천천히 체력 안배를 하며 올랐다면 삼불봉까지 가고 남을 컨디션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체 하산길에 올랐다. 서서히 내려오다 보니 오를 때 못 봤던 단풍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이 맛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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