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내가 서핑에 관심을 가진 건 정재형의 인스타를 보면서였던 것 같다. 서핑은 젊은이들만 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적지 않은 나이에 서핑을 즐기는 모습에 관심이 갔다. ‘나도 탈 수 있을까?’ 그러다 60대 정도의 여성이 새벽부터 서핑하는 영상을 봤다. ‘그렇다면 나도?’
작년 부산 송정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부산에 가서 서핑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가을에 부산에 갈 예정이었기에 용기를 내서 1일 강습을 예약했다.
사실 가기 전에 고민이 많았다. ‘내가 너무 나이가 많은 건 아닐까? 위험하려나? 잘 탈 수 있을까?’ 막상 도착해 보니 비수기라 강습받는 사람은 나혼자였다. 사장님이 직접 지도를 해주셨다. 모래사장에서 일단 기본 동작을 익히고 바다로 들어갔다. 10월이지만 바닷속은 따뜻했다. 이게 얼마 만에 들어가는 바다인가? 한 4년? 자꾸 깊이 들어가는데 물이 가슴밑 정도였다. 그 지점에서 사장님이 파도가 오면 나를 밀어주고 나는 보드 위에서 지시대로 움직였다.
'뭐냐 이거?’ 얼마 안 가서 바로 바다로 첨벙 ~ 그리고 다시 사장님이 계신곳으로 열심히 돌아갔다. 그 과정을 반복하는데 파도가 밀려와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었다.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다 평소 자계서를 읽어선지 ‘아! 이게 인생이구나 ~’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나는 저 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빨리 가고 싶은데 파도는 자꾸 나를 밖으로 밀어낸다.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사장님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 결국 인생도 이런 고난을 반복해서 견디다 보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건가?’ 뭐 이런생각을 하면서 서핑을 배웠다.

그래도 딱 한번 보드 위에 서서 모래사장까지 밀려왔다. 빠지지 않고, 그걸로 족하다. 사장님이 내게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아마도 평소 아이스 스케이팅을 타며 익힌 균형감각 덕분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봤다.
잠시 쉬면서 사장님과 서핑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 분은 정말 서핑에 진심인 '서퍼'시구나 깨달였다. 서핑의 역사부터 세계의 서핑 포인트까지 흥미로운 얘기를 해주셨다.
사장님의 지도가 끝나고 혼자서 연습하려는데 일어설 수가 없었다. 몇 번 반복하다 체력적 한계를 느껴 바로 관두고 가게로 돌아갔다. 씻고나서 사장님과 2차로 서핑과 소소한 얘기를 나누다 숙소로 향했다.
다음날 새벽 6시쯤 산책하러 바닷가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 시간에 서핑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나도 물로 뛰어들고 싶었다. 한번 해봤다고, 그러나 내 몸은 여기저기 쑤셨다. 그래도 해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매년 한번씩 가볼까도 싶다.

멜로우서프 사장님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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