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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자전거에서 고꾸라졌다

 

 

아침에 자전거를 탔다. 하천가로 내려가는 내리막 길에 속도를 낮추려고 브레이크를 잡다가 고꾸라졌다. 순간 몸이 앞으로 쏠리며 턱이 바닥에 닿은 다음 앞니가 땅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큰일 났다'며 일단 휴대폰을 꺼내 화면에 치아를 비춰보니 이는 괜찮았고 피가 조금 났다.(나중에 보니 윗입술 안쪽 부분을 앞니로 깨물음) '다행이다 이만하니 정말 다행이다'를 연신 되뇌며 몸을 일으키는데 여기저기 까진 느낌이 들었다.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에 피가 나서 팔토시를 빼서 감싸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에게 다쳤다고 하자 크게 반응하지 않아서 고마웠다. 그냥 반창고 붙이면 된다고, 나도 껄껄 웃으며 상황을 얘기했지만 다친 곳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얼음찜질로 몸을 좀 달래줬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복식 호흡을 하며 긴장을 풀다 보니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대여한 타슈의 브레이크가 좀 말을 안 들었다. 그래도 이런 자전거 한 두 번 타본 게 아니라 개의치 않았다. 왼쪽은 거의 안 듣고 오른쪽은 잘 작동했다. 오늘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딴생각을 깊이 했다. 블로그에 쓸 글을 생각하다가 점점 내가 싫었던 상황이 떠올랐다. '왜 이렇게 오늘따라 부정적일까? 좋게 생각하자' 그러다가 내리막에서 아마도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그게 잘 안 들어서 당황했던 것 같다. 그러다 꽉 잡아버리니 자전거가 끽~ 서면서 나와 자전거가 함께 쓰러진 거였다. 그 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자전거 기어가 1단이었다. 그것도 좀 이상했다. 기어 1단은 오르막에서, 보통은 2, 3단으로 타는데, 추측하건대 브레이크와 기어가 다 고장 난 게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니 경황이 없어 그냥 반납했는데 만약 자전거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사람도 위험할 것 같네.

 

이어서 자전거 타는 나의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도 해봤다. 요즘 마음이 좀 해이해졌었다. 오디오북도 듣고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자전거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심하라고 제동을 걸어준 것 같다. 귀찮다고 체크도 안 하고 자전거를 탔었는데 앞으론 대여하기 전에 브레이크도 꼭 살펴야겠다.

 

마지막으로 자기 계발서적인 해석과  그로 인한 내 변화를 추가하자면, 역시 인생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야 한다. 부정적인 과거 경험을 떠올리니 마음이 편치 않고 거기에 빠져들다가 다친 점, 그리고 이 정도의 타박상과 근육통으로 끝난 걸 생각하면 누군가 나를 꼭 도와주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는데 그것도 연관이 있을까?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과거의 나 같으면 아프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들어 누워서 이런저런 걱정만 하고 있었을 텐데, 아픈 생각을 돌리려고 집안일을 하고 이 글도 쓰고(다친 손가락 때문에 자판을 제대로 못 치면서도) 오후엔 테니스 수업까지 갈 생각을 하는 나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기특하다. '다 ~ 아파가며 산다'는 말이 제대로 와닿는다. 

 

오늘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정말이지.

 

피 흘린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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