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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면의 ~

에피소드가 있는 삶

에피소드 중엔 재밌는 것도 있지만 유쾌하지 않은 일도 많다. 예전엔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를 많이 했다. 그런데 최근엔 뭐든 일어나는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의 일이다.

비엔나커피가 유명하다는 카페를 갔다. 인테리어가 독특했다. 커피 쟁반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론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2층을 오르다 커피를 왕창 내 재킷에 쏟았다. 순간 "오 마이 갓"(미국 영화를 많이 봤다)을 나직이 외치곤 직원에게 미안하다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다행히 1층엔 손님 1명과 직원 1명뿐이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대충 닦고 와서 다시 비엔나커피를 시켜 이번엔 1층에 앉아서 꿋꿋이 다 마시고 물도 한 잔 얻어먹고 나왔다.

사람들에게 등을 돌린 채 커피를 마시며 나는 생각했다. 20대 여자 손님은 주책맞은 아줌마가 커피를 다 쏟았구먼, 직원은 직원대로 귀찮겠지... 이렇게 그들의 속마음을 예측하며 엄청나게 창피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늘어 재밌었다. 아마도 오랫동안 그 카페를 기억하고, 앞으론 2층 오를 때도 조심할 것이다. 물론 직원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꽤 시크한 직원에 대한 인상도 남는다.(두번째 시킨 커피값은 2천 원 깎아줬다.)

가만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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