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계속 조급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됐다. 그래서 지난주에 산을 올랐다. 아주 느리게 3분의 2쯤 내려왔을 때, 갑자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SNS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지나치게 유튜브를 많이 봐서 머리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폰에 있는 SNS 앱들을 전부 삭제했다.

단식 3일째,
각각의 SNS의 대한 간략한 생각을 적었다.
트위터는 유용한 지식과 최신 정보가 가득하다. 그러나 짧은 개인사를 담다 보니 '내가 이것까지 봐야 하나?' 하는 정보도 많다. 쓸데없이 뇌 과부하가 걸릴 때도 있다. 막상 트위터를 안 보니 약간 사회 문제에 뒤쳐진 느낌이 들지만 내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은 자주 쓰지 않아 불편하지 않았는데 문제는 그 사이사이에 뜨는 광고 페이지에 빠져 옆길로 샌다. 자극적인 TV프로나 영상들에 낚이면 시간을 낭비하곤 했다.
유튜브. 이게 젤 문제였다. 한번 보면 계속 봐야 했다. 그리고 밑에 뜬 다른 영상들을 보고 또 보고 끝이 없다. 같은 영상을 반복해서 보기도 하고, 특히 덕질의 대상에 관한 유튜브를 찾아보면 거의 중독 수준이 된다. 유튜브는 되도록 안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인스타... 금단 현상이 있다. 뭘 하면 사진을 찍어 지인만 보는 비공개 계정에 올려 자랑을 하곤 했는데 이걸 못 하니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알게 됐지. 내가 자랑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 인간인지. 별 것 아닌 것들을 찍어서 내 일상을 보라고 강요 아닌 강요처럼 올린 거였다. 나만 재밌는 일상.
카톡도 끊었다. 카톡은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가끔 친구한테 쓸데없는 얘기를 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일에 몰입하지 않을 때, 그리고 그 친구가 답이 없으면 기다리고, 그러면서 시간, 감정 에너지를 소비했다. 삭제하니 편하긴 한데 QR코드 찍으려면 네이버로 들어가는 불편함이 따른다.
그리고, 단식 5일째
'내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SNS를 다 끊고 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이렇게 다 끊는 것도 잘하고 싶은 완벽주의다. 극단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적당히 대충대충 살자! 그래서 SNS를 다시 할 생각이다.
5일간의 단식이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단식 전에 유튜브를 보다 뇌가 피로해져 먹을 게 많이 당겼다. 과식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먹은 음식 대부분이 인스턴트 음식이었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장이 불편했다. 머리는 늘 뭔가에 쫓기듯 분주하고 산만했다. 그런데 SNS 단식을 하니 여유 시간이 늘었다. 복식 호흡도 하고, 다리 들기, 걷기 등을 하며 체력이 조금 늘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욕구 조절이 됐다. 미뤘던 굿즈샵 입점도 알아보고 책도 더 잘 읽는다.
단식은 끝났지만 앞으론 적당히 하겠다. 근데 다시 SNS 할 마음을 먹었는데 앱을 안 까는 건 뭐지?
또 중독 상태가 되면 가끔 단식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