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을 하나 봤다. 독서가 쓸모없다는 류의 제목이었다. 이 영상에서 말하는 독서는 자기계발서였고, 내용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기타 내용은 '이게 무슨 논리야?')
갑자기 나의 독서 역사를 기록하고 싶어 졌다. 자기계발서만 주로 읽던 시기도 있었기에 그냥 써보려고 한다.
최초 독서의 기억은 집에 있는 계몽사 어린이용 소설 축약본 중 <작은 아씨들>이다. 전집 중 이것만 읽었다.
20대엔 오빠가 읽어보라고 주고 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단편집부터 기억난다. <상실의 시대>, < 양을 쫓는 모험>,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태엽 감는 새>까지 읽었다. 점차 독서력이 얕으니 읽어도 이해가 안 갔다. 그래도 하루키로 인해 스파게티와 맥주, 재즈에 대한 사랑은 남았다.

30대부터 시작된 자기계발서의 폭발적인 시기가 있었다. 애초에 읽기 시작한 건, 아침 방송을 보다가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일자리를 잃고 도서관에서 몇 년을 보낸 뒤 아이템을 발견해 성공한 내용이었다. '그래 바로 저거야!' 당시 나는 회사를 무척 다니기 싫어했다. 자기계발서부터 베스트셀러라면 인문학이고 소설이고 뭐고 간에 다 샀었다. 책장이 부족해서 MDF박스를 쌓아서 책장처럼 만들기도 했다. 그때 읽은 책 대부분이 자기계발서였다. 그리고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 읽을 때 반짝하고 지나면 꺼지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퇴사를 하고 그림을 시작하면서 남은 시간에 도서관을 찾았다. '나도 저 아저씨처럼 돌파구를 찾으리라'란 생각으로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는데 돈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학, 실용서, 어린이 서적까지 눈에 띄는 건 죄다 읽었다. 그때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란 책을 읽고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파악했다. 또한 맹목적으로 책의 내용을 흡수하던 내가 비평을 하며 시야가 넓어졌다. 그리고 집에 있는 책의 3분의 2를 처분했다. 주로 자기계발서와 지적 허영으로 산 책들, 각종 실용서들을 내보내고 내가 일하는 분야와 관계된 책 위주로 읽게 됐다.
잠시 책에서 손을 뗀 시기도 있었다. 독서를 즐기기 위해선 체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엔 글쓰기를 독려하는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이렇게 블로그를 하고 있다. 글을 쓰니 삶에 활력이 생긴다. 이 시기(코로나)를 극복할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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