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렉산더 테크닉'을 알게 된 건 7 ~8년 전 도서관에서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란 책을 빌려와 읽고서였다. 그러다 기억에서 점점 멀어졌다.
올해 초 유튜브를 보다 한 연기 강사가 '키 크는 영상'이라며 알렉산더 테크닉의 '세미 수파인' 자세를 알려주는 걸 봤다. 자신의 학생들이 이 동작을 따라 해서 키가 안 큰 학생이 없다고 장담하길래 따라 해 보니 몸이 약간 길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를 구매했다. 이걸 읽다 보니 '알렉산더 테크닉'에 흥미가 생겨 알렉산더 테크닉의 창시자인 프레데릭 알렉산더가 쓴 <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 그리고 그에게 직접 교육받았던 데보라 캐플란의 <알렉산더 테크닉 척추 건강 회복법>까지 사서 읽었다.

저 책들을 읽을 당시 어깨가 상당히 안 좋았다.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도 불편했다. 이번엔 정말로 '알렉산더 테크닉'을 알려주는 센터를 찾아가리라 마음까지 먹었었다. 검색해보니 내가 사는 지역에 선생님 한 분이 계셔서 가보려고 했는데 하필 그 시기에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해서 접었다. 대신 책에 나온 방법대로 자세를 교정했더니 몸의 피로가 덜 쌓이고 컨디션이 좋아졌다. 그래서 한동안 유지했는데 사람이 게을러지니 자세가 또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해서 다시 이 책들을 꺼내 보며 짧게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을 먼저 정리하자면 1932년에 프레데릭 알렉산더에 의해 쓰인 책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알렉산터 테크닉'의 원리를 다룬 이론서다. 낭송가였던 알렉산더는 공연을 하다 절반 정도 진행되면 목소리가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여러 의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혼자 실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 거울 앞에서 낭송을 하는 자신을 보며 '낭송을 시작하자마자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후두가 눌리며, 입으로 숨을 들이쉬어 거친 숨소리를 내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과도하게 긴장한 근육이 원인임을 깨닫고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면서 자신의 목 상태가 좋아지게 된다. 이를 통해 깨우친 정보로 '공을 주시하지 못하는 골프 선수', '말더듬이'를 치료하는 과정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건강서적이 자신의 건강법을 적용하면 웬만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책도 그 부분이 나온다. '나는 인체의 사용 방식과 기능 수준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인체의 불만족스러운 사용으로 인해 호흡기와 순환계에 장애가 생기고 복부의 장기가 밑으로 처지며 다양한 장기의 기능이 둔화되는 동시에, 인체 전체에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압력, 수축, 경직 등이 발생하는 기능적 장애가 생김으로써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나는 평소 자연치유력에 관심이 많아선지 자신에게 맞는 몸의 사용법을 익힘으로써 여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크게 와닿았다.
그러나 이 책은 술술 잘 읽히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알렉산더 테크닉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알렉산더 테크닉 척추 건강 회복법>은 몸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내용을 실용적으로 다루고 있다. 제목처럼 척추 건강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데,
1. 내 목이 자유롭다.
2. 내 머리가 앞과 위로 향한다.
3. 내 척추가 길어지고 넓어진다.
4. 내 다리와 척추가 서로 분리된다.
5. 내 어깨가 중심으로부터 넓어진다.
이 다섯 가지 디렉션을 이용해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을 해소함으로써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얼핏 처음 이 디렉션을 접하면 '이게 무슨 소리야?'라고 생각한다.(내 친구는 이 얘길 할 때마다 웃는다.) 각각의 디렉션을 머리로 생각하며 걷기, 앉기, 서기 등등 일상생활 속에 틈틈이 적용한다.(디렉션에 대한 설명은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은 이 디렉션과 일상에서의 동작들을 연관시켜 설명한다. 목이나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무리 없이 생활하는 동작들이 사진으로 설명되어있고, 척추를 위한 운동도 소개되어있다. 사실 이 책은 중간 정도까지 읽다 말았는데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겠다.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가장 쉽게 읽히는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이 위의 두 권과는 달리 책 제목처럼 자기계발서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선가 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아이들처럼 움직이라는 것이다. 긴장하지 않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자세를 배우려면 우리는 버려야 할 습관이 많다.
이 책은 많은 걸 담고 있다. 알렉산더 테크닉의 역사부터 원리,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기 좋은 동작을 사진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다양한 사례로 알렉산더 테크닉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다만 스스로 잘못된 자세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알렉산더 교사를 통해 도움을 받으라는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자신의 아들이 개발한 신발 '비보 베어풋 슈'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교사를 찾아가야 하나, 저 신발을 사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건 왠지 모르겠다.
책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은 조지 버나드 쇼가 80세에 알렉산더를 찾아온다. 당시 그는 심장병과 과도전만증으로 고생해서 한 걸음 옮기는 것도 힘들어했다. 알렉산더는 그의 심장병이 책상 위에서 오랜 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글을 써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잘못된 습관 때문에 심장에 압박이 가해졌으니 그 습관을 고치기 전엔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할 거라고 한다. 조지 버나드 쇼는 수업을 받으며 심장 주변에 가해졌던 긴장이 점점 완화되어 다시 건강을 회복했다. 3주도 채 되지 않아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매일 1.5킬로미터씩 걷고 수영할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한다. 수업이 끝난 후 그는 알렉산더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 줘서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오. 심장병도 허리 통증도 완벽하게 치료되었고, 나는 마치 젊은 사내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소. 하지만 당신은 내게 한 가지 문제를 새롭게 만들어 주었소. 키가 7센티미터나 크고, 어깨가 5센터미터나 넓어져 더 이상 맞는 옷이 하나도 없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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