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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면의 ~

블로그를 관두려다가

블로그 매일 하기는 어렵다

 

 

 

어젯밤 산책하다 목련을 봤다. 목련은 까만 밤에 흰색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갑자기 블로그에 대한 피로감이 확 ~ 몰려왔다. 

내 삶의 기록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처음엔 쓰는 게 재밌었다.

열흘 정도 매일 블로그를 썼다.

김민식 pd님 얘기처럼 글감을 위해서라도 하루하루 즐겁게 지낼 생각도 했다.

그러나 막상 글을 쓰다 보니 너무나 많은 생각과 에너지를 쏟게 됐다.

사소한 일에 대해서 이거 글로 쓰면 재밌으려나? 그리고 머리로 글을 작성해본다.

그 과정들이 이어지다 보니 내 머리가 쉬지 않고 풀가동되고 있었다.

 

예전엔 나도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살아도 괜찮았다.

그러나 이젠 생각을 오래 하면 피곤하고 몸까지 아프다.

더 가면 불안이 찾아온다.

 

거기다 블로그 글을 쓰느라 그림은 완전 등한시했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다른 걸 잘 못 한다.(사람은 역시 잘 안 변하나 보다.)

그래서 멈추기로 했다.

 

글이 잘 맞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이미지로 남기는 게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완전히 놓은 건 아니다.

횟수를 줄이고, 에피소드가 생기면 남길 생각이다.

딱 그 정도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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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썼다.

 

그리고 나가서 밤산책을 했다.

절절한 외로움을 느끼고 돌아왔다.

갑자기 모든게 무의미한 것 같아. 이 글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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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글을 살린 건,

<창의성을 지휘하라>를 읽고서,

잠시 누워서 생각을 했다.

그렇다.

블로그를 놔버린다는 건 내가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다.

조금 힘들면 관둬버리고 하던 거나 하자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글이다.

잊고 지냈다.

내가 얼마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인지.

여러 가지 여건상 현재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다 떠올랐다.

 

 

'균형이란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찾아나가야 하는 역동적인 활동이다.

안전하거나 안정적으로 느껴진다는 이유로 한쪽 극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잘 아는 영역과 미지의 영역 사이를 향해하면서 좌초하지 않으려면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 경우, 한쪽 극단에 치우치면 안전해지고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유혹을 받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결과와 보상이 확실하지 않은 일도 할 필요가 있다.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은 때로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일한다.'

 

'한 발은 우리가 잘 알고 확신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과정들이 있는 세계에 놓고,

한 발은 알지 못하고 앞이 안 보이고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세계에 놓아야 한다.'

 

요즘 이 책을 아주 조금씩 음미하며 읽는데,

마치 내겐 종교서적이나 철학서 같다.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금 블로그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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