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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면의 ~

깨끗하게 포기한다



장기하의 산문집을 보면 아끼던 안경을 잃어버려 '깨끗하게 포기했다'는 문장이 나온다.(결국 안경은 다시 찾는다) 갑자기 이 표현에 꽂혀버렸다.

'완전히 포기했어'는 어딘가 힘이 잔뜩 든 느낌이다. '진짜 포기했어' 이건 가짜로 포기한 것 같다. 그런데 '깨끗하게 포기했어'는 뭔가 있어 보이잖아, 담백함. 감정의 찌꺼기가 남지 않은 그야말로 '깨끗하게' 모든 게 종결된 분위기.

살아가며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젊어서 가졌던 것들, 가지지 못해 속상한 것들 그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해 괴로울 때 '욕심을 버렸어'라고 아무리 되뇌어도 이 말로는 버려지지가 않는데, '깨끗이 포기했어'는 뭔가 시원한 청량감으로 다가와 꽤 쿨한 인간같이 느껴진다.

'포기할 건 깨끗이 포기해!'

한동안 나의 유행어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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