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내면의 ~

나는 소인배로소이다

어제저녁 9시 30분경.
시내에 있었다. 배가 고팠는데 마침 근처의 빵집이 열려있었다. 아직 영업하는구나 싶어 들어갔다. 안에선 남자 셋이 음료를 먹고 있었다. 빵을 두 개 집어서 계산대로 갔다.

여직원이 빵을 담는데, 내가 산 빵이 치즈가 들어가 있어서 나는 가면서 먹을 생각이라 '좀 데워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나를 흘겨보며 가면서 식으니 가서 데워먹으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데워달라고 했다. 직원은 빵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선 들고 있던 집게를 설거지통에 던졌다. 소리가 우당탕탕... 그리곤 빵을 담은 쟁반도 대충 우당탕탕... 계산을 하면서 나는 또 봤다. 나를 흘겨보는 걸, '도대체 왜 저러지?’ 그때 남자 셋이 쟁반을 반납하고 나가는 걸 보며 나도 나가는데 그 쟁반을 우당탕탕...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너무 늦은 시간에 간 게 잘 못이라면 미안하긴하지만, 대놓고 저러니 나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물론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몸이 안 좋거나 기분 나쁜 일이 있었거나 기타 등등.

그래도 빵은 맛있다. 엄마가 욕까지 같이 먹어서 더 맛있을 거라고 했다



아, 그 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우동집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계산대 앞에서 계산하려고 서있으니 직원이 "뭐 드시고 싶으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저 질문이 참 생소했다. 보통 "뭐 주문하시겠어요?", "뭐 드시겠어요?"가 일반적이다. '이미 결정한 걸 내게 말해줘'. 근데 저 질문은 마치 친구나 지인이 '뭐 먹고 싶어?'라고 묻는 것 같아 좋았다. 내가 많이 외로웠나 보다.

이렇게 작은 일로도 좋아할 수 있고 기분 나빠하기도 한다.

배성재의 텐의 '소인배 판단소'란 프로를 듣다가 이 글이 쓰고 싶어졌다. 나는 그야말로 초초초소인배였다. 주호민이 말한, 몇 년 전 기분 나빴던 걸 기억했다가 '니가 그때 그랬잖아'라고 떠올릴 수 있는, 그렇게 배포가 작은 인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좀 귀찮다. 요즘 이런 경우에 많이 하는 생각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 '아유 ~ 모르것다'. 하지만 이게 안 되는 날도 아직 많다. '내가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사실 이 글을 쓰는 것도 어제 그 직원에게 '무슨 일 있어요?'라고 한마디라도 할 걸 못 했던 게 떠올라서였다. 고작 할 수 있는 게 여기다 '나도 기분 나빴어'라고 끼적이는 게 다다.

그러나 우리 소인배들에게도 장점은 있다. 자신의 기분은 안 좋지만, 참고 상대를 세심하게 살펴서 대립을 피한다. 하지만 그게 또 속으로 앓아서 문제지. 과거 내 대인배 친구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나는 좀 힘들었다. 이걸 얘기하는 것도 역시 소인배네! 결코 나는 대인배는 어렵겠다.





'일상 > 내면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가의 기준은 고구마?  (0) 2022.11.30
취미로 그리시나요?  (1) 2022.11.14
스스로 생각해  (0) 2022.08.25
SNS 줄이기 (두번째 시도)  (0) 2022.07.20
부딪히고 살아야한다. 이젠,  (0) 2022.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