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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동사서독을 보고 와서

왕가위 영화를 극장에서 재상영하고 있다. 20여 년 만에 다시 동사서독을 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초반에 조는 건 비슷했다.(아마도 임청하 나오는 부분)

 

'검이 빠르면 바람소리처럼 듣기 좋다던데 내 피로 그 소릴 들을 줄이야', '취생몽사', '가장 아름다울 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뭐 이런 낭만적인 대사들은 아직도 외울 정도다. 하지만 20년 만에 본 <동사서독>의 느낌은 달랐다. 그땐 기억에도 남지 않았던 장학우의 '홍칠'캐릭터가 이번엔 와 닿았다. 계산 빠르고 신발도 신지 않고 거지 같은 차림의 '홍칠', 그러나 그는 계란 몇 개를 받고 양채니의 복수를 해주는 순수함을 지녔다. 결국 손가락 하나를 잃고 장국영에게 말하는 씬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검을 휘두를 땐 빨랐는데 지금은 느려졌다'라는 대사가 나온다.(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뒤 자신을 기다리던 아내와 함께 무사 생활을 하러 떠난다. 장국영의 혼잣말에 '홍칠'의 아내가 그를  떠나지 않은 매력은 '단순함' 때문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머리를 쓰지 않고 가슴으로 움직이는 사람에 끌린다.

 

그때도 영상미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그 보다 더 좋았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구도와 색채 감각에 관심이 갔다. 특히 인물 클로즈업 장면과 사막의 배경, 담고 싶은 장면이 너무 많았다. VOD라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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