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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동네 스벅의 편안함




유난히 오래 머물고 싶은 날이다.
오후 3시쯤 와서 초콜릿 아포가토를 먹었다.
6시 전엔 나갈 생각이었는데,
오늘따라 읽던 책도 재밌고,
이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친김에 샌드위치와 물을 사서 저녁으로 때웠다.

나는 왜 스벅에 오면 편안해질까? 그렇다고 모든 스벅 매장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우리 동네는 구도심이다. 이곳에 스벅이 생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원래 주유소였던 장소에 어느 날 스벅 공사 안내문을 봤다. 그 당시엔 지금만큼 좋아하지 않았지만, 왠지 이 동네에 생길 것 같지 않은 매장이 들어서는 걸로 흥분됐다.

1층은 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많고, 2층의 경우 자신의 일을 보러오는 사람이 많다. 오늘은 유독 2층이 사무실 분위기라 좋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 혼자가 아닌 기분, 그러나 서로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 같은.

스벅과 관련된 하나의 에피소드는 오빠 가족이 한국에 들어올 때다. 오빠네는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 그래서 오전이면 오빠나 새언니가 커피를 사러 스벅을 다녀오곤 한다. 가끔 새언니는 스벅에서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 시댁에 와서 종일 붙어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들겠는가? 또는 오빠와 내가 같이 커피를 마시러 온 적도 있다. 오랜만에 둘만에 짧은 대화를 나눌 공간으로도 좋다.





그 외에는 대부분 혼자 스벅에 들린다. 거의 사무실 수준이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린다. 내가 정한 규칙이다. 그리고 그림을 하나 끝내면 나만의 의식이 있다. 내 지정석에 앉아 아메리카노와 클라우드 치즈 케이크 한 조각을 먹으며 자축한다.

내가 스벅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소리다. 적당히 거슬리지 않는 음악과 사람들의 웅성웅성한 소음도 이상하게 들어줄만한 곳이다. 여러모로 내겐 휴식 같은 공간이다.

7시가 넘으니 2층도 사람들로 찼다. 코로나로 치웠던 좌석들도 다시 배치됐다.

나도 이제 일어나야겠다. 밤 산책이나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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