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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자전거로 떠나는 카페 여행

제목은 낭만적으로 뽑았다.

 

요즘의 나는 무계획 인간이다. 그날그날 아침에 떠오른 생각대로 행동한다. 지난주 토요일엔 등산 가려다 버스에 사람이 많아서 내려버렸다. 월요일 아침엔 평일이라 괜찮겠지 싶어 또 산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도 버스에 사람이 많았다. 벚꽃철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서 경로를 바꿔 지난번처럼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향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낵 코너의 음식들은 저렴하면서 맛도 좋다. 일단 점심을 먹고 움직이기로 했다. 그 사이 친구와 카톡을 했다. 친구가 신성동에 있는 카페를 추천해줬다. 핫도그 세트를 먹으며 어떻게 갈 것인지 고민했다. 버스로는 40분 정도 걸렸고, 자전거로는 24분이었다. 그날따라 또 자전거가 땡겼다. 밖으로 나와서 '타슈'를 찾는데 이놈의 자전거가 눈에 보여야지.

 

앱을 깔고 '타슈'의 위치를 찾아봤다. 하필 가장 더운 날 그것도 정오의 쬐약볕을 걸어서 8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출발지점이 더 멀어졌다. 할 수 없지. 자전거의 QR코드를 찍었는데 앱에서 에러가 났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한낮의 나른하고 심드렁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앱을 지우고 다시 깔라고 했다. 그래서 지우고 다시 깔았더니 이번엔 '대여하기' 까진 됐는데, 이놈의 자전거가 거치대에서 빠지질 않는 거다. 또 콜센터에 전화를 했다. 아까 그 직원인 것 같았다. 어떻게 내 위치가 파악됐는지 10번(내가 빼려고 했던 자전거 위치) 말고 다른 번호를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11번의 자전거를 거치대에서 빼낼 수 있었다.(땀을 뻘뻘 흘리며 짜증을 참아가며,)

길가에 심어 놓은 튤립이 예뻤다

 

 

하지만 월평동 일대는 길이 좁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람이 지나가면 한쪽으로 바싹 붙든가 내려서 끌어야 했다. 이 좁은 도로에 자전거도로가 무슨 소용 있을까? 거기다 허리까지 굽히며 불편한 자전거를 타고 가자니, 절로 세종시의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가 떠올랐다. 신도시 특유의 넓은 도로와 편안했던 자전거. 

 

 

 

애증의 자전거

 

 

맵을 보니 자전거 때문에 거리가 더 멀어졌었다. 갑천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오니 지치기 시작했다. 도롯가의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내가 저 놈을 타고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그날이 28도였다고 한다.

 

 

 

 

 

 

 

일어나 갑천 다리를 건넜다. 카이스트 옆으로 한참을 가다보니 전혀 생각지 못한 천변이 나타났다. '이런 곳이 있었나?' 도롯가가 아닌 연구소 건물이 가까운 안쪽 길로 들어가 자전거를 탔다. 비포장 도로긴 했지만 천변을 따라 벚꽃이 피어있었다. 지난 주말쯤 만개했을 것 같았다. 떨어지는 꽃잎이 예뻤다. 근데 한참 가다 보니 '공사 중'이었다. 다시 뒤돌아 나가야 했다. 나오며 오는 길에 봤던 벤치에 누워버렸다. 근처엔 꽃구경 온 일반인들과 근처 직장인들이 몇몇이 쉬고 있었다. 한참을 누웠다가 일어나 입구로 다시 나왔다. 이제는 큰 길로만 가리라 마음먹고 앞으로 달리다가 이상해서 지도를 봤더니 딴 길로 가고 있었다. 젠장, 다시 돌아서 그 천변길을 타야 했다. 그 길만 쭈욱 타면 되는데, 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수고를 한 번 더 겪고선 신성동 카페 근처에 도착했다. 젤 먼저 한 일은 자전거부터 반납했다. 덥고 힘들어서 갈 때는 버스를 타리라.

 

 

 

밀라드커피로스터즈

 

 

 

그렇게 도착한 카페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일단 아메리카노랑 바스크치크케이크를 주문했다. 무난하게 맛있었다.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케이크를 다 먹고선 한쪽 벽의 자리로 옮겼다. 큰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는 게 미안했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조금만 있다가 갈 생각이었다. 앉는 좌석은 불편한데 시야가 훤히 보여 좋았다. 카페의 삼면이 유리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깨달았다. '나는 벽 쪽을 바라보는 자리보다 외부가 보이는 자리를 좋아하는구나.' 뭔가 편안하고 좋았다. 나오는 팝도 감미로웠다.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저녁은 집에 가서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 휑한 버스 정류장의 느낌이 별로 였다. 이제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상하게 뱃살이 좀 빠진 기분이 들었다. 자전거를 2시간 타서 그런가? 갑자기 자전거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전날 자전거로 카페 다녀온 얘길 했더니, 엄마가 답답하면 가끔 나가서 자전거 타고 오라고 했다. 그것도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다.

 

'타슈'는 1시간 무료다. 그 뒤 추가적으로 30분마다 500원씩 올라가고 최대 금액은 5000원까지다. 한번 타보니 나중엔 좀 적응이 됐고 가는 길도 대충 파악이 됐다. 다음엔 올 때도 자전거로 지하철까지 타고 나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놀이 코스를 하나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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