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 젖고, 이미지에 꽂혔던 첫 번째와 달리 감정을 싹 덜어내고 이성의 눈으로 본 오늘의 영화는 완전 다른 영화였다. 범죄 로맨스에서 로맨스 복수극이 됐다. 이렇게 수없이 깔린 복선들을 놓쳐버리고도 영화에 몰입했었다.
초반 송서래를 감시하던 장해준이 환상처럼 집에 등장하는 씬은 오래전 본'트윈픽스'의 '카일 맥라클란'이 떠올랐다. 묘한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형사 장해준과 FBI요원 데일 쿠퍼

그리고 까마귀, 이게 정말 중요한 씬이었는데, 나는 거의 통째로 이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송서래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자 고양이들이 보은으로 까마귀를 잡아 놓는다. 뒤에 송서래의 도움으로 범인을 잡기도 하고... 손이 근질근질한데 내 생각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까마귀의 상징성, 여기까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틀어 놓은 드라마 대사와 영화의 일치성. 처음 볼 때 대사가 명확하게 귀에 꽂히지 않았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번엔 정확히 들었다. 사건 전개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어.
형사 장해준은 '품위'에 대한 얘기를 한다. 자신이 품위가 있는 건 '자부심'때문이라고, 그러나 순간의 사랑때문에 자신이 '붕괴'됐다고 한탄하는 장면이 너무 강렬했다. '붕괴'란 단어 조차도 '품위'가 있다. (나도 품위있는 삶을 이제라도 살고 싶다. 아... 안 되겠다. 나는 남을 웃기는 게 좋다. 그렇다면 품위있게 웃기면 되잖아?)
그리고 '안개'. 시종일관 등장하는 '안개'는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모호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이포에서의 달라진 장해준의 생활 방식을 처음엔 잘 알지 못 했다. 살인 사건을 수사할 땐 스마트 워치를 썼던 장해준이 이포에선 일반 시계를 차고 있었고, 차림새도 달랐다는 걸 영화에선 분명히 보여주는데 나는 지나쳤다. 스토리가 복잡해서 앞부분 생각하느라 현재씬에 집중하지 못했다.(그러고보니 내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거였구나! - 갑자기 깨달음)
처음 볼 땐 '정훈희'의 '안개'만 꽂혔는데, 이번엔 말러의 음악이 계속 귀에 와닿았다.어? 여기도 나오네. 어? 여기도? 근데 찰떡같이 잘 맞네.
'마침내'는 올 게 왔다는 식의 표현이다. 아주 마음에 들고 쓸모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한 것'의 의미를 오늘에야 알았다. 허나 '인과응보'
두번째 보고 나니 주인공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과연 믿음직스러웠던가? 진짜 독한 거였을까?
처음 영화를 보고와서 영화사의 홍보영상과 영화에 사용된 말러 음악에 대한 설명 유튜브 하나만 봤다. 그리고 많은 정보를 모른채 두 번 봤다. 이제 비평 영상을 봐도 되겠다. 나같이 스스로 머리에 한계를 느낀다면 두 번 보길 권한다.
좋아한 부분
내가 왜 서래씨가 좋은지 알아요?
서래 씨는요.
몸이 꼿꼿해요.
긴장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똑바로인 사람은 드물어요.
난 그게 서래씨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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