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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속에서

이게 무슨 소리야?

어느 여름날 오후, 갑자기 거실에서  ~  ~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만으로  커다란 녀석일 거란 추측이 들었다. 청각에 민감한 나로선 여간 거슬리는  아니었다. 소리 나는 곳으로 바로 튀어갔는데 내가 도착하면 더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읽던 책을 계속 읽는데, 한참 뒤   ~ ~”하는 소리가 났다. 거실 소파 쪽이었다. 여름이라 활짝 열려있는 방문들. 안방에 있는 엄마에게  소리  들었냐고 물으니 들린다고 했다. 노화로 귀가 약해진 엄마는 작은 소리는  듣지 못한다.

 

 

 

 

 

   천장에 들이닥친 쥐로 인해 나는 노이로제가 걸린 적이 있다. 당시 들어온 쥐는 아마도 굶어 죽었을 것이다. 지금은 천장 어디쯤 사체로 나뒹굴고 있겠지. 왜냐면 탈출 통로를 내가 봉쇄해버렸으니깐, 그때 비로소 집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먹었다.

 

그 후로 밤에 들리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반응을 하곤 하는데 이번엔 너무 낯선 소리였다. 어떻게 들으면 산에서 우는 산새 소리 같기도 하고, 울림이  거대 곤충 같은 느낌도 들었다.  소리는 주기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내가 달려가면 이내 소리가 끊어졌다.   없이 다음  잡기로 하고 혹시 모를 녀석의 습격에 대비해 부엌의 음식은 덮개로 덮어놓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소파를 앞으로 당겼다. 그놈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그러나 소파 뒤에 쌓인 먼지만 청소했다. 이쯤에서 나는 결과보다 원인에 집중하게 됐다. 어디서  놈이 들어온 걸까얼마 전 밤 산책을 다녀왔는데 내 옷에 커다란 곤충이 하나 딸려 들어온 적이 있었다. 갑자기 전날 엄마가 하천변을 걷고 온 게 생각났다. 엄마 가방에 딸려 들어온 거 아니냐고 물으니 가방은 들고나가지도 않았단다. 음, 다음으로 산에 다녀온  등산가방이 의심스러웠다.  가방에서 나온 걸까 얘기를 하며 소파 근처에 엄마와 함께 있는데  소리가  났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대뜸 "이거 엄마 뱃속에서 나는 소리가?” 

 

새벽이라 엄마도 희미하게 그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이번엔  울음소리가 소파와 안방 사이에서 들려오는  같았다. 문득 나는  녀석이 안방으로 들어간 게 아닐까? 란 의심이 들었다. 엄마에게 안방에서 녀석의 기척이 들린다고 하자 “냅둬라 ~ 같이 살게 ~”라는 말만 돌아왔다.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새끼를 치면 어떡하지? 우리 음식에 독이라도 들어가면?... 이런 얘길 엄마에게 하니엄마는 진지하게 “곤충이  먹고 사나벌레 잡아먹지” … 우리 집은 오래된 주택이라 벌레가 많다먹이는 충분하겠군그럼 대소변은나는 실체를 모르니 두렵다는 소리를 엄마에게 지껄여대고 있을 즈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즉시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리는 안방과 부엌 사이의 벽에 걸려있는 뻐꾸기 시계에서 들려오는 거였다. 정확해 오전 8. 뻐꾹이는 나오지도 않고  ~ ~” 앓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 집 뻐꾸이는 운명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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